Pi(1998)

대런 아로노프스키감독의 1998년 영화.
장르/분위기는 스릴러,SF,미스테리. 흑백영화. 난해함.

(늘 그렇듯, 아마도 천재인 것 같은) 수학자 코헨은 주식시장을 연구하며 그 속에서 수학적 패턴을 찾던 중, 결국 216자리의 패턴을 발견해낸다. 이 영화는 그 패턴과 그에 관한 이야기이다. 수학적인 얘기보다는 단순히 수를(수학이 아니다) 소재로한 이야기.

  VS 

이 216자리의 숫자는 특별한 수이다. 현실세계의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진짜이름을 알아내어 메시아의 시대로 인도하는 수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고로 주인공은 쫓겨다니기 일쑤다. 그러나 주인공 입장에서 자신을 쫓는 사람보다 더 괴롭게 하는건 정작 본인 스스로다. 어렸을적 갖고 있던 두통에다가 정신상태도 좀 이상하다; 원래 이런데 나오는 수학자들은 나사가 두어개쯤 풀려야 더 있어보이고 그러는 법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좀 과하다.)

 (열공중인 코헨형)

내가 카발라, 수비학 이런 데에 관심이 있어서 꽤 흥미롭게 보았다. 제목부터가 마음에 딱 들게 생기지 않았는가? 그런데 흑백영화인데다가 시종일관 어지러운 앵글이니 정신이 없다. 아이맥스에서 봤으면 난 분명 토했을 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OST다. 이 영화를 알게된 계기도, 이 영화가 보고싶었던 제일 큰 이유도 모두 OST때문이었다. 라인업을 보시라.

  1. “πr²” (Clint Mansell)
  2. “P.E.T.R.O.L.” (Orbital)
  3. “Kalpol Introl” (Autechre)
  4. “Bucephalus Bouncing Ball” (Aphex Twin)
  5. “Watching Windows [Ed Rush & Optical Remix]” (Roni Size)
  6. “Angel” (Massive Attack)
  7. “We Got the Gun” (Clint Mansell)
  8. “No Man’s Land” (David Holmes)
  9. “Anthem” (Gus Gus)
  10. “Drippy” (Banco de Gaia)
  11. “Third from the Sun” (Psilonaut)
  12. “Low Frequency Inversion Field” (Spacetime Continuum)
  13. “2πr” (Clint Mansell)

이 영화에 걸맞는 제대로된 달인들이 모여있다!! (Ed Rush & Optical빼고)

squarepusher가 없는게 안타깝다. (차라리 Roni Size+Ed Rush는 빼버리고 squarepusher넣는 게 나을 듯)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뮤지션이긴하지만, 그걸 떠나서 정말 이 영화에 정말 딱!!인 캐릭터다;; 윽. squarepusher의 사진을 보시고 포스를 느껴보시라.

요즘 좀 깔끔해졌음

Number 23

 

23살때 봤으면 재미있었을려나? 광고할 때만해도 엄청 기대했다가, 여기저기 떠도는 믿을 만한 악평들때문에 기대는 안하고 봤다. 기대 안하길 잘했다. 지루하고 진부한 전개. 예상했다면 조금 오버이겠지만,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은 반전. 그냥 캐리형 얼굴봐서 한 표 던졌다고나?

여튼 23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의미들을 알게되어서 그런 재미는 쏠쏠했음. 2/3은 666이라던가. 요한계시록은 22장이라던가. 그러고보면 13이 홀대 받지만 신비한 것처럼 23도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12라는 완벽하다고 알려져있는 수에 1이 더해져서 13이라는 불길한 숫자가 된 것 처럼, 완벽한 수의 2배인 24에서 하나 모자란 23이 신비할 수도 있겠다 싶은. (25는 소수가 아니라서 안된다)

캐리형 얼굴봐서 한 표 쏘는 것이라던가, 23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조목조목 듣고 싶다던가 라면 모를까 그런 것 이외에는 특별한 것 없는 영화다. 비추~~

ps1. 영화를 보는 것보다 지식인에 물어보면 23의 의미가 더 자세하게 나와있을지도.

ps2. 11은 왜 큰 의미가 없는 수인지가 의문이다. 완벽한 수와 가까움,소수,반복 등 여러가지 요소를 갖고 있는데 말이야.  혹시 대칭이라서?

향수

난 원래 소설은 잘 안읽는 편이다. 이 책을 처음으로 머리속 깊이 인식한 건 군대있을 때다. 부대에 나름 조그마한 도서관이 있었는데, 이 책(향수)하고 콘트라베이스가 눈에 띄었다. 같은 작가의 두 책표지를 번갈아 보며 결론 낸 것은 두 책다 다분히 휴머니즘적인 색깔의 책일 거 같다라는 거였다.

향을 매우 좋아하는 향수를 만드는 평범한 젊은이는 의도하지 않게 운이 나빠서 사람 한 명을 죽이고, 그 사람의 죽음뒤에 남겨진 것들(가족이라던지 유품. 꼭 향과 관련된 그 어떤 것)을 쫓아서 그 사람의 인생을 거슬러 가면서 휴머니즘을 발견하는 그냥 그런 책일 거라 그냥 짐작했다. 그런 류의 책들은 흔했으니까.

내가 생각하던 그런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거의 10년뒤인 얼마전에나 알았다. 살벌아름다운 저 포스터를 보고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느낌이 제대로 왔다;

 

 

책을 안봐서인지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가 얘기하려는 전부는 아니지만, 세상과 나의 소통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기도하고.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 괜시리 ”어린아이의 잔인성”이 생각났다. 착하고 맑은 어린아이는 얼마나 잔인한 시절인가.

가끔 무협영화가 떠오르기도 하고, 신의물방울 내지는 미스터초밥왕이 생각나는 영화.

책 안본사람으로서 재미는 있더라.